갇힌 아이들을 통해 만나는 그리스도
| 부제목 | 차가운 담장 너머 피어난 따스한 형제애, “우리는 서로의 이웃입니다” : 2026 고봉중·고등학교 겨울 신앙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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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중고등학교(서울소년원) 2026 겨울 신앙학교를 위해 애쓴 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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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대건안드레아 예비수련자 새해의 벅찬 기대감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월 7일 수요일, 유난히 시린 겨울바람이 불던 서울 구로구 고봉중·고등학교(서울소년원)의 높은 담장 안으로 훈훈한 온기가 스며들었다. 2026년의 첫 시작을 알리는 ‘겨울 신앙학교’가 막을 올린 것이다.
약 40명의 남자 청소년들과 함께한 이번 2박 3일(1월 7일~9일)간의 여정은 “이웃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세상과 잠시 단절된 채 지내는 아이들에게, 누군가의 ‘이웃’이 되어주는 법과 그 이웃 안에서 살아계신 예수님을 발견하는 기쁨을 전하기 위해 살레시오회 대림동공동체가 팔을 걷어붙였다.
이번 신앙학교를 위해 최남식 베드로 신부와 강인석 F.하비에르 신부, 그리고 이창룡, 박정효, 이해성 수사, 김민성 형제 등 총 6명의 살레시오회원이 주축이 되었고, 14명의 봉사자가 한마음으로 뭉쳤다. 이들은 단순한 프로그램 진행자가 아니라, 상처 입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다정한 형과 누나’가 되어주기로 결심했다.
첫째 날: 굳게 닫힌 마음을 여는 ‘경청’의 기적 첫날 오전, 김민성 형제가 진행한 ‘만남의 기쁨’ 시간은 어색한 침묵을 깨는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이어 오후에는 이창룡 수사가 준비한 ‘추리 퀴즈’가 이어졌다. 모둠별로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단순한 놀이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아이들은 내 목소리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법, 즉 ‘경청’이 공존의 시작임을 몸소 체험했다. 서로의 눈을 맞추고 웃는 그 순간, 그들은 이미 서로에게 소중한 ‘이웃’이 되어가고 있었다.
둘째 날: 아픔을 마주하고 희망을 쓰다 둘째 날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깊은 성찰의 시간이었다. 학교폭력의 아픔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애니메이션 영화 ‘연의 편지’(2025)를 함께 시청하며 아이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박정효 수사의 이끎으로 진행된 나눔 시간, 아이들은 꾹꾹 눌러 담은 감상문과 감사 편지를 써 내려갔다. 자신의 지난 잘못으로 고통받았을 누군가를 떠올리며 드리는 서툰 기도는 그 어떤 유려한 문장보다 진실했다. 아이들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며, 자신을 믿고 기다려주는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봉사자들에게 전하지 못한 감사의 마음을 종이 위에 눈물과 함께 새겼다.
셋째 날: 가장 큰 선물, 그리고 나눔 마지막 날, 신앙학교의 절정은 미사와 고해성사였다. 특히 세례를 받은 신자 학생들에게 이 시간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차가운 철창 안에서 지은 죄와 상처를 하느님 앞에 남김없이 쏟아내는 고해성사의 시간, 그리고 예수님의 몸을 모시는 성체성사의 순간은 그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선물했다.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이제 그 사랑을 나누는 주체가 되었다.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편백나무 조각을 가득 채운 향기 주머니를 만들었다. 지난 3일간 자신들을 위해 땀 흘린 신부님, 수사님, 봉사자 선생님들에게 건네는 그들의 수줍은 선물에는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고, 사랑을 줄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이 배어 있었다.
지난 세례식의 감동을 이어받은 이번 겨울 신앙학교는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자리가 아니었다. 봉사자와 아이들, 살레시안과 청소년이라는 경계를 넘어 하느님 안에서 모두가 ‘기쁨을 나누는 이웃’임을 확인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고봉중·고등학교의 겨울은 그 어느 곳보다 춥지만, 그 안에서 피어난 신앙의 불씨는 뜨겁다. 이 작은 불씨가 아이들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살레시오 교정 사목의 현장에 사랑의 빛으로 번져나가길 소망한다. 살레시오 가족 여러분께도 담장 안의 우리 이웃들을 위한 따뜻한 기도를 부탁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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