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오직 사랑으로..." 차베스 신부가 전하는 일상의 영성
| 부제목 | 파스콸 차베스 은퇴 총장 신부와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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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하지 말고, 모든 것을 사랑으로 하십시오(Niente per forza, tutto per amore)."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이 오래된 격언은, 15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살레시오회 은퇴 총장 파스칼 차베스 신부(Fr. Pascual Chávez)의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나침반과도 같다.
지난달 26일에 방한하여 살레시오 수녀회 피정과 살레시오회 피정 지도를 하는 가운데 틈틈이 살레시오 가족들을 만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시종일관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는 차베스 신부. 살레시오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그의 28분 짜리 진솔한 인터뷰는 피정지도의 영적 가르침을 넘어,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살레시오 가족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희망의 등대'다.
15년 만의 재회, 그리고 경이로움 2010년 총장 재임 시절 이후 다시 마주한 한국은 그에게 경이로움 그 자체다. "경제, 사회, 기술적 발전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시내 중심가만 걸어보아도 이 도시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지요."
하지만 그의 시선은 화려한 발전상 이면에 놓인 '사람'을 향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9월에 방문한 몽골 선교지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더욱 특별했다. "광활한 대지 위에 흩어진 작은 양 떼, 1,800명의 가톨릭 신자들…. 그 변방에서 묵묵히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고 있는 살레시오 회원들의 모습에서 저는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길 위의 살레시안', 지치지 않는 열정의 원천 전 세계를 누비며 강의와 피정을 지도하는 살인적인 일정. 여든을 목전에 둔 나이(78세)에도 그를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주저 없이 '사명'이라고 했다.
"저는 모든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합니다. 그것이 제게 맡겨진 사명이기 때문이지요. 건강을 유지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노력은, 단순히 제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더 충실히 응답하기 위함입니다."
그에게 '신비(Mistica)'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그리고 사랑으로 이행하는 것." 일상의 모든 순간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일상의 영성'이야말로 그가 지치지 않고 길 위를 걸을 수 있는 힘의 원천이었다.
한국 관구,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차베스 신부는 한국 살레시오 가족에게 특별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는 故 이태석 신부의 헌신을 언급하며, 한국 관구가 이처럼 '받는 교회'를 넘어 전 세계에 사랑을 전하는 '나누는 교회'로서의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했다.
"몽골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여러분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외 선교(Ad Gentes)는 물론, 비그리스도교 문화권인 한국 사회 안에서의 내적 선교(Intra Gentes)의 불씨도 계속 지펴야 합니다."
위기의 시대, 평화와 연대의 사도로 인구 절벽, AI 시대의 도래, 그리고 전 지구적 전쟁과 불평등…. 차베스 신부가 진단한 현대 사회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그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준비하는 살레시오 가족들에게 세 가지 화두를 던졌다.
첫째는 '평화'다. "마음을 비무장화하십시오. 이기심과 분노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우리는 평화의 장인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연대'다. "극심한 빈부 격차 앞에서 우리는 '사회적 우애'를 회복해야 합니다." 셋째는 '인간 존엄성'이다. "AI 기술이 인간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위한 봉사의 도구가 되도록 깨어 있어야 합니다."
"함께 꿈꾸고, 함께 걸어가십시오" 인터뷰 말미, 차베스 신부는 살레시오 가족의 '일치'를 강조했다. "서로 알고, 함께 양성하며, 공동의 프로젝트를 수행하십시오."
그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돈 보스코라는 한 뿌리에서 나온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히 살며,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청소년을 구원으로 이끌고 그들에게 희망의 징표가 되어달라는 것! "우리는 성령께서 이끄시는 거대한 영적 운동이자, 청소년 구원을 위한 사도적 운동입니다."
차베스 신부의 따뜻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는 영상 너머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는다.
차베스 은퇴 총장 신부가 하느님의 축복 속에 항상 건강을 누리며 전 세계 살레시오 가족들의 영성을 성숙의 길로 인도해주길 기원한다. 또한 그의 바람대로 한국의 살레시오 가족이 이 시대의 척박한 땅을 녹이는 따스한 봄볕이 되기를, 그리고 다가올 2027년, 전 세계 청년들과 함께 희망의 노래를 부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인터뷰 유튜브: https://youtu.be/krYprjx8tPA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