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꼭 돌아가야 합니다"
| 부제목 | 황복만 수사님 장례미사 강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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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일, 살레시오회 관구관에서의 장례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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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만 수사님 장례미사 강론
백광현 관구장 신부
우리는 오늘, 모두가 존경하고 사랑하던 황복만 필리보네리 수사님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고, 수사님을 하느님의 영원한 안식의 나라로 보내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황 수사님은 한국 관구에서 선교사로 파견된 회원 가운데, 선교지에서 주님 품에 안긴 첫 번째 형제가 되셨습니다. 수사님이 뇌출혈로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들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해진 갑작스러운 선종 소식은 우리 모두를 깊은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했습니다. 특히 가족 여러분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프셨을 것입니다. 더욱이 수사님은 멀리 남태평양의 솔로몬 군도에 계셨기에 곧바로 찾아뵐 수도 없었습니다. 그 거리만큼이나 우리의 마음도 애절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 아일랜드에서 수사님의 마지막 길은 최고의 예우 속에 엄숙히 거행되었습니다. 대주교님께서 직접 장례 미사를 집전하시고, 살레시오 회원들과 학교의 모든 학생과 교직원들이 깊은 슬픔 속에서 수사님을 배웅하였습니다. 장례 후에는 대사관의 협조로 수사님의 시신을 호주의 브리스번을 거쳐 14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모셔올 수 있었습니다. 이 여정에는 파푸아뉴기니 준관구의 로빈슨 신부님께서 동행해 주셨습니다.
제가 수사님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성경 장면은 창세기의 아브라함입니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아브라함이 이 부르심을 받고 집을 떠났을 때 그의 나이는 75세였습니다. 황 수사님은 65세의 나이에 파푸아뉴기니 준관구의 선교사로 파견되었습니다. 노후를 맞이하며 안정과 휴식을 생각할 나이였습니다. 그러나 수사님은 도전을 선택하셨습니다. 가난한 청소년들이 기다리는 미지의 땅으로 아무 망설임 없이 길을 나서셨습니다. 수사님은 2023년 파푸아 뉴기니의 포트모르즈비에서 1년을 지내신 뒤, 솔로몬 군도 호니아라 공동체로 파견되어 가난한 젊은이들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황 수사님은 살레시오 수사 성소를 참으로 아름답게 사신 돈 보스코의 아들이셨습니다. 종신서원 후 여러 시설의 책임을 맡으셨고, 한센병 환자를 위한 가톨릭라사업연합회 회장으로 오랜 기간 봉사하셨고, 관구 경리로서 관구의 재정을 책임지셨으며, 2017년에는 중국 연길에서 2년간 헌신하셨습니다.
공동체에 계실 때 수사님은 지칠 줄 모르는 근면함으로 모든 시설을 직접 돌보셨습니다. 관구의 많은 공동체에는 아직도 수사님의 손길이 남아 있습니다. 많은 형제들이 “한국에 계시면 더 좋은 일을 하며 편안히 사실 수 있다”라고 만류했지만, 수사님은 마음 안에서 울리는 선교사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음성을 거역하지 않으셨습니다. 수사님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마쳤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2티모 4,7)
지금 우리는 수사님의 부재가 앞에서 깊은 아쉬움과 슬픔을 느낍니다. 그러나 수사님은 이제 천상의 살레시오 가족 정원에서 돈 보스코와 살레시오 형제들이 기쁨으로 수사님을 환영하며 잔치를 벌여주실 것을 믿습니다. 어쩌면 수사님은 이미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돈 보스코가 계신 방에 들어가 벽에 페인트 칠을 하고, 어두운 등을 더 밝은 것으로 바꾸어 달며, 이 땅에서처럼, 그곳에서도 묵묵히 봉사하며 기쁨을 전하고 계실 것입니다.
황 수사님의 가족 여러분, 이 가장 힘든 시간 속에서도 수사님의 축성된 삶을 존중하시며 신앙으로 받아들여 주신 데 대하여 수도회의 이름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수사님의 갑작스러운 선종은 우리 모두에게 큰 슬픔이지만, 신앙 안에서 바라볼 때 이는 선교사로서의 삶을 끝까지 완성한 봉헌의 절정이었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어제 수사님의 빈소에 찾아오셔서 기도해 주셨습니다. 특히, 지금은 성인이 된 대림동 시절의 아이들, 센터 직업학교 동문들까지 찾아와 감사와 그리움의 마음을 전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수사님께서 살레시오 회원으로서 어떻게 사셨는지를 증언해 줍니다.
겸손하고 단순하며 담대한 용기를 지니셨던 황 수사님은 선교사로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고, 이제 그토록 사랑하시던 주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수사님의 부재가 아쉽고 슬프지만, 우리는 부활 신앙을 굳게 믿으며 자비로우신 주님의 품에 수사님을 믿음으로 맡겨드리겠습니다.
수사님, 우리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수사님이 우리 곁에 계셔서 힘이 되었고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주님, 황복만 필립보 네리 수사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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